20년이 넘은 오래된 브랜드가 쟁쟁한 경쟁력을 가진 신생 브랜드를 제치고 정상에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십만 개가 넘는 브랜드 사이에서 그 상상을 현실로 가져온 브랜드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중국의 프로야(珀莱雅, PROYA)입니다. 프로야는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50억 위안(한화로 약 1조 27억 원)으로 중국 뷰티 기업 중 최정상에 자리했습니다.
프로야(PROYA)는 컨셉추얼과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2018년 브랜드 혁신부터 2021년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까지 4년간의 긴 협업을 해왔습니다. 프로야는 브랜드 혁신을 만들기 위해 기업의 운영 전략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는데요. 내부의 생각이 달라진 후 행동은 보다 빠르게 달라졌습니다.
해양 브랜드, 프로야
기업 프로야의 전신인 브랜드 프로야가 탄생한 2000년대 당시에는 뷰티 브랜드들이 특정 원료를 선점하며 등장했던 시기였습니다. 오스만은 진주를, 찬도는 히말라야 원료를, 허보리스트는 중약을 컨셉 원료로 내세웠습니다. 프로야 또한 심해 스킨케어(深海护肤)로 해양 원료를 선점하며 3,4선 도시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점으로 시장에 진입했어요. 2016년까지 오프라인 매장이 2만 2천 개가 넘을 정도로 매스 시장에 영향력을 키워갔습니다.
해양 브랜드로서 성장에 벽을 느끼다
2017년 기업 상장 후, 2명의 대표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국제화国际化、다운에이징年轻化、플랫폼화平台化、생태화生态化”
그들에게는 가장 큰 두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요. 그중 하나는 브랜드의 다운에이징입니다. 프로야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설상가상으로 티몰, 징동에서 온라인 페이가 가능해지면서 중국의 모든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던 시기였습니다. 게다가 이 시기에 온라인 신생 브랜드들 (퍼펙트 다이어리, HFP 등 중국 뷰티 트렌드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의 탄생으로 젊은 소비자에게 프로야는 상대적으로 더 올드해 보였죠.
두 번째로 선행이 필요한 것이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 재정립이었습니다. 조직 개편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해양 컨셉도 향후 확장에 한계로 다가왔습니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이라 제품,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변화에 지속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재의 해양 컨셉은 한마디로 추상적이고 함축적입니다. PROYA 하면 바다가 연상되는지, 해양 화장품이라 하면 PROYA가 떠오르는지, PROYA가 해양 화장품으로써 대표성을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에 대한 현황을 살펴보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확립하고 싶다” – 2017.12.04 裴总 대표님 인터뷰 발췌
또한 2010년대 전후 이니스프리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녹차와 같은 내추럴 원료를 너도나도 활용했었지만, 해양 브랜드인 프로야는 땅에서 나는 원료를 적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타 브랜드와 차별화시킬 수 있는 포인트를 해양 컨셉 안에서 빠르게 찾아내는 것 또한 주요한 문제였습니다.
소비자에게서 찾은 확장의 열쇠
프로야는 소비자의 이야기부터 들었습니다. 해양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를 물어보니, 브랜드가 시장에 제안해 왔던 것보다 더 깊이 있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과학 기술로 재취할 것 같은", "다양한 생명이 사는"
한국과 달리 바다를 찾아가기 어려웠던 중국 소비자에게는 바다가 사람의 손에 닿지 않아 더 깨끗하고 천연적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지의 바닷속에서 원료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될 것이다, 다양한 생명들이 사는 만큼 내가 알지 못하는 풍부한 영양들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하지만 긍정적인 기대치들을 소비자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 머릿속에 있는 기대치를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진다고 판단한 프로야는 이를 토대로 해양 컨셉을 확장했습니다. "해양"을 “천연 – 원료 – 보습 – 과학 – 기능”을 확장해 제품 원료부터, 패키지,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비주얼 등 전범위적인 브랜드 재정비를 설계했습니다.
90后, 00后 새로운 소비자와 가까워지다
프로야는 먼저 소비자를 만나는 접점부터 변화했습니다. 전자 상거래팀을 구성하여 온라인 매출 비중을 42%에서 84%으로 전환했습니다. 불과 4년 만에 일이었습니다. 판매 채널인 티몰, 징동, 요우핀후이, 컨텐츠 채널인 샤오홍수, 틱톡, 브랜드 채널인 위챗 등 온라인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로 활용했습니다.
세트에서 아이템으로, 해양에서 과학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달라졌습니다. 과거 소비자들은 세트로 사는 것이 피부에 더 좋다고 생각했지만,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쇼핑하는 90후 00후는 그렇지 않았어요.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프로야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주목했습니다. 토너, 로션, 크림, 폼클렌징 등을 라인으로 출시했던 방식에서 단일 아이템 출시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개당 가격대도 물론 300위안대(한화 약 6만 원)로 상승시키면서요. 이 변화에 첫 번째로 등장한 제품이 바로 루비에센스입니다.
루비에센스는 과거 프로야 제품들과는 패키지부터 내용물, 판매 방식 등 모든 방면에서 달랐습니다. 프로야에게는 모험이였습니다.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패키지 룩을 갖췄습니다. 패키지 컬러의 채도부터 패키지의 비율, 과학적 디자인 요소 등 누가 보면 프로야 제품이 맞아? 라고 할 정도로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내용물 또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프로야는 해양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 중에서 ’과학’의 역할을 확대했습니다. 프로야에서 보유한 발명 특허가 111건에 달할 정도로 기술력 혁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루비 에센스는 이런 연구 결과를 커뮤니케이션에 강조했습니다. 독자 성분, 추출 기술 역량, 피부 임상 효과 등을 메인으로 소구했고, 이후 출시되는 프로야의 모든 제품들에도 적용했습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2020년대 이후부터 시작된 ‘과학적 스킨케어’ 트렌드와도 맞물려 소비자의 관심 대상에 빠르게 들어갔습니다.
소비자의 컨텐츠 소비심리를 활용하다
2020년, 프로야는 루비 에센스 출시 이후 듀얼 안티 에센스를 순차적으로 내면서 모닝C이브닝A* (早C晚A) 컨텐츠를 붙였습니다. 아침에는 비타민C로 브라이트닝하고, 저녁에는 비타민A로 안티에이징 효과를 만드는 것이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력적인 스킨케어 루틴으로 다가왔고 이는 매출과 직결했습니다.
개당 가격이 300위안이 넘는 에센스 제품이 티몰에서 각각 100만 개 이상씩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폭발적인 힘으로 성장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프로야를 따라 하는 신생 브랜드도 보이게 되었고요. 트렌드 팔로워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로 프로야는 중국 스킨케어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대안이 없는 최정상 로컬 브랜드가 되다
프로야의 브랜드 혁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프리미엄 시장에 확장의 기회를 만들어갔습니다. ‘피부에 에너지를 높인다.’ ‘침잠식 스킨케어로 즐거움을 누리다.’와 같은 감각적 효익에 집중한 럭셔리 브랜드의 화법을 적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SNS에서 유행 중인 침잠식 스킨케어 컨텐츠도 활용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브랜드의 존재 가치도 더 구체화해 나갔습니다. 브랜드의 다운에이징을 성공한 프로야는 젊은 세대와 가까워지는 것을 넘어 이제는 다양한 연령의 ‘젊음’에 대해 말합니다. ‘젊음’이 단순히 '어린 나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나이여도 유지하고 싶은 각자의 ‘젊음’들을 대변하면서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에디터의 말
프로야가 지금도 단순히 해양 브랜드일까요? 이제는 중국을 대표하는 최정상 뷰티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협업하면서 내부의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저는 늘 프로야가 떠오릅니다. 앞으로의 프로야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 갈 지 지켜보고 빠르게 전달드릴게요 !
프로야와 컨셉추얼이 진행한 프로젝트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프로야 포트폴리오를 확인 해주세요 :)
Info.
글 | 노수빈CM
이미지 제작 | 노수빈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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