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명하고 빛나게, 미국 립 메이크업 트렌드

conceptual 2025. 4. 22. 15:13

 

 

짙고 매트한 립스틱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일의 강렬한 컬러와 매트한 립이 대세였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립 메이크업 트렌드도 아이 메이크업과 마찬가지로 클린걸룩, 내추럴 메이크업, effortless 스타일에 영향을 받으며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본연의 입술 색을 살리면서도 촉촉한 텍스처, 건강한 립을 완성시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에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끼쳤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 매트립 @Mac   (좌) 글로시립 @summer Friday

 

 

진했던 립에서 점점 연해진 립

과거에 미국 소비자들의 두껍고 진한 메이크업을 추구하지만, 한국만큼 자주 수정 화장을 하지 않기에 오랫동안 메이크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묻어남이 없는 매트 피니쉬,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지속력과 번지지 않는 밀착력이 뛰어난 립 제품을 선호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Intense color’, ‘12hr long-wearing’, ‘fade-resistant’ 등의 키워드를 강조한 매트 립스틱이 중심이었죠.

매트 립스틱ⓒMAC

 

그러나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짙게 연출하는 메이크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고, 동시에 스킨케어 붐이 일어나면서 '덜 꾸민 듯 꾸민’ 건강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이 흐름은 립 메이크업에도 영향을 주어, 존재감을 강조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촉촉한 느낌의 립 아이템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세포라 2025.04.15 메이크업 랭킹 탑5 ⓒ 컨셉추얼

 

유행에 민감한 세포라의 랭킹과 셀럽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들만 봐도 이 트렌드가 반영된 제품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이 아이템들의 공통점은 ‘hydrating’, ‘moisturizing’ 또는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한 점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매트한 립스틱보다 입술에 보습을 확실히 해주는 립밤*, 촉촉하고 은은한 광을 더해주는 립글로즈**, 가볍고 촉촉한 립오일*** 등이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소비자들이 건강한 립 메이크업 룩을 추구하는 경향과도 연결됩니다.

립밤* : 입술의 보습과 보호를 위한 제품

립글로즈** : 입술에 광택을 더하는 메이크업 제품

립오일*** : 보습+글로시 룩의 중간으로 최근에 떠오른 하이브리드 제품

 

 

트렌디한 립 제품에서 새롭게 강조되는 기능

미국 소비자들이 립 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보습력(Hydrating), 광택(shine), 끈적이지 않는 사용감(Non-sticky)이 꼽힙니다. 립 케어를 위한 보습 기능은 기본이고, 건강하고 은은한 메이크업을 연출하기 위해서 광택 효과가 중요합니다. 또한 매트한 립스틱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끈적이는 립 제품은 불편감을 주기에 끈적이지 않는 사용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립글로즈는 끈적임이 강하고, 립밤은 메이크업 효과가 약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립글로즈보다 가볍고, 립밤보다는 메이크업 효과가 있는 립오일이 인기를 얻습니다.

(좌)Lip Glow Oil ⓒDior  (우)ShineOn Lip Jelly Hydrating Non-Sticky Lip Gloss ⓒTower28

 

대표적인 립 오일인 디올 립 글로우 오일은 2009년 첫 출시 이후 2020년 전후 틱톡을 통해 재조명되며 글로시 립 트렌드 아이템으로 떠올랐고, 이후 여러 브랜드에서도 립오일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메이크업에서도 스킨케어 트렌드가 강조되며 립 오일 외에도 트렌드에 맞춘 형태로 하이브리드형의 립 제품들인 틴티드 립세럼, 하이드레이팅 립 글로즈 등 다양한 아이템들도 속속 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색상이 강한 컬러보다는 내 입술에 맞는 컬러

미국에서의 강렬한 립 컬러는 강한 여성으로서의 자기 표현, 셀럽 문화 등의 맥락 속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미국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눈에 띄는 컬러(클래식 레드, 베리, 버건드 등)들을 위주로 소비했죠. 하지만 앞서 언급된 코로나와 스킨케어의 영향과 함께 노메이크업 메이크업 트렌드와 맞물리며 강렬한 컬러보다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연출시켜주는 컬러들이 많이 소비되기 시작합니다.

(좌) @Tower28  (우) @fenty beauty

 

이제는 발색이 매우 진하거나 한 번만 발라도 색이 선명하게 표현이 되는 립보다 그 반대가 되는 자연스럽고 투명한 발색, 즉 쉬어(sheer)하고 글로시한 립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하고 투명하게 발리는 컬러이기에 어떤 피부톤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며, 같은 색을 사용해도 사람마다 본인의 입술색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개성을 살리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현재의 내추럴 메이크업 트렌드에 잘 맞을 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으며, 부담스럽지 않게 무난히 바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미국 트렌드 속 한국 브랜드는

라네즈 립 제품 ⓒLaneige

 

스킨케어, 글로시 메이크업 등 K뷰티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미국과 한국에서 추구하는 룩이 다르기 때문에 메이크업 랭킹에서 한국 브랜드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를 빠르게 반영한 한국 브랜드 중 하나가 라네즈입니다. K-뷰티와 스킨케어 트렌드가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라네즈의 슬리핑 립 마스크와 립밤이 초기에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라네즈는 미국 소비자들의 내추럴 립 트렌드에 맞춘 ‘Glaze Craze Tinted Polypeptide Lip Serum’을 2023년 말경 출시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라네즈 'Glaze Craze Tinted Polypeptide Lip Serum' 상세페이지 ⓒ세포라

 

이 제품은 ‘Polypeptide’ 성분을 강조하고, ‘12H hydration’, ‘자연스러운 컬러’, ‘스킨케어 성분 함유’ 등 현재 트렌드를 제품명과 마케팅 메시지에 반영해 미국 세포라 상위 랭킹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미국 메이크업은 이제

메이크업에서도 스킨케어가 강조되면서 그 둘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현황입니다. 여러 브랜드에서 하이브리드 제품들을 출시하며 ‘건강한 자연스러운 느낌’과 ‘덜 바른 듯한 꾸민 느낌’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가고 있죠. 이 트렌드는 립 아이템 뿐 아니라 페이스 메이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메이크업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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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글|나지현 CP